Day 29. 새로운 정체성

2021년 11월 7일

우리는 모두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주민등록증에는 우리가 어느 국가 소속인지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2차 정체성입니다. 그리스도인의 1차 정체성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입니다.

서울 한복판에 아흐마드라는 한 소년이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그의 부모는 한국에 가면 난민 비자도 받을 수 있고 안전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태어나 10여 년간 살아온 고향을 떠나 미지의 나라로 발을 떼는 것은 이만저만 두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떠나지 않으면 자신도 부모님도 목숨을 지킬 수 있을지 누구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마침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제는 안전하다는 안도감에 스르르 다리 힘이 풀리는 순간, 경찰에 의해 아버지가 붙잡히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곳을 떠나면 우리는 갈 곳이 없다고 외치는 아버지의 아랍어를 누구도 알아듣지 못했고, 아버지는 어디론가 끌려갔습니다.

순간 아흐마드의 등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고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시간이 한참 지난 뒤 아버지가 돌아왔습니다. 왜 아버지가 끌려갔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돌아오게 됐는지 아직도 알지 못하지만, 그 후로 그의 가족은 한 난민 쉼터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이제 아흐마드는 한국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한국어를 하나도 몰라서 두 살이나 어린 아이들과 같은 반이 되었습니다. 아흐마드는 마음을 어디에 두면 좋을지, 어디에 좀 기대고 싶은데 그곳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이제 아흐마드의 가정은 예수님을 믿습니다. 그러나 그는 본국을 떠나면서 자국에 대한 정체성을 잃어버렸고, 하늘나라에 대한 정체성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그를 붙잡아주면 좋겠는데, 아버지 또한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유리컵과 같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우리가 이 주기도문으로 기도한다면, 이 소년과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기도제목

  1. 난민 가정들이 흔히 경험하는 과거의 아픔과 상처가 하나님의 사랑으로 치유되고 회복되도록 기도합니다.
  2. 아흐마드와 그의 아버지가 올바른 가치를 선택하고, 한국에서 평안하고 건강하게 성장하길 기도합니다.
  3. 난민 가정 모두가 하나님을 깊이 만남으로,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라는 정체성이 이들의 삶을 이끌어 가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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